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서툴러도 괜찮아

출처 : 구글 검색 이미지

• 제목 : 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 장르 : 드라마 / 한국영화
• 주연 : 김태리(혜원 역), 류준열(재하 역), 문소리(혜원 엄마 역), 진기주(은숙 역)
• 감독 : 임순례
• 개봉일 : 2018. 2. 28.
• 배급사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다시 집으로 돌아온 혜원

아빠의 고향인 시골에서 자란 혜원이지만 대도시에서 학교를 다녔다. 임용고사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식사도 대충 때우며 열심히 살지만 임용고사에 불합격한다. 남자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시골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 대도시에서의 일상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는 건 텅 빈 집뿐이다. 얼어있는 땅에서 얻은 배추 한 포기로 된장국과 배추전을 만들어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냉기가 도는 집에 온기를 채운다. 굴뚝을 뚫고 나가는 연기를 보고 근처에 사는 고모가 와서 반찬을 챙겨준다. 혜원은 아직 마음이 좋지 않은 거 같다.

친구들과도 재회

시골 고향에선 오래된 친구 재하와 은숙은 혜원을 반갑게 맞아준다. 도시에서 학교를 나와 취업까지 했던 재하였지만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골에 내려왔다한다. 젊은 농부로 묵묵히 자신만의 삶을 살면서 제2의 삶을 살려고 한다. 그리고 시골 고향을 한번 떠나 보지 못했던 은숙은 도시를 동경하며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꾼다. 그래서 은숙은 은근히 혜원을 부러워한다. 이 셋이 함께 농사도 짓고 음식도 해 먹으며 사계절을 보내는 청춘 이야기다. 어쩌면 현재 이십 대들에게 현실에서는 어려운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시골 고향에서 힐링하는 부러운 청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셋이 친구라는 설정이지만 김태리 배우가 너무나 동안이라서 막내 동생으로 보여서 웃음이 났다.

엄마와의 기억으로 보내는 일상

어린 시절 엄마가 만들어 주던 식혜를 먹었지만, 이제는 엄마가 만들어 먹던 막걸리를 만들어 마시는 성인 혜원이다. 몸이 약해 일찍이 세상을 떠난 아빠로 인해 아빠의 고향에서 엄마는 혜원을 키우며 지냈던 엄마였다. 수능을 마친 혜원에게 편지만 한 장 남겨 둔 채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찾겠다고 집을 나갔다. 아빠와 헤어졌던 그 시절 엄마도 젊었을 듯싶은데, 그 젊은 시절을 딸만 바라보며 견뎌낸 엄마의 시간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서 떠난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래 머물지 않을 거라고 말은 하지만 밭에 씨를 뿌리고 친구들 모종 심는 것도 열심히 돕는다. 엄마가 음식을 만들었던 그 공간에서, 엄마가 차를 마시며 바라보던 그 자리에서, 혜원은 엄마의 요리들을 만들어서 하루하루 소소한 일상을 보낸다. 어릴 적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갔을 때가 기억나는 장면들이었다.

자신을 돌아보는 혜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자신의 고향에서 지내면서 어린 시절을 추억과 함께, 혜원은 지난 시간 현실을 외면하고 회피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왜 혼자 두게 했는지, 엄마를 원망도 해보지만 엄마가 살아왔던 시간을 다시금 떠올리며 엄마의 시간을 자신의 삶 속으로 끌어들임을 알게 된다. 가벼이 여겼던 엄마와의 대화에서 엄마의 진짜 속마음을 이제야 알아차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 다시 봄을 맞이하면서 자신도 자신만이 작은 숲인 리틀 포레트를 찾아 떠난다.

젊은 시절의 상처, 힐링되다

"리틀 포레스트"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잔잔하고 또 잔잔하다. 커다란 경치가 펼쳐지지도 않고, 경이로운 장면이 있지도 않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놀러 가 봤을 우리나라의 시골 풍경이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이질감이 없었고,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지친 이십 대 세명의 시선에서 자연스럽게 사계절을 보내는 영화여서 포근했었다. 각자의 상처를 일부러 드러내지 않고 스스로 깨달아, 그 상처를 자신이 스스로 아물게 만드는 대사나 장면이 너무 좋았다. 나이가 많은 어른이 깨달음을 선사하거나 억지로 교훈을 시사하는 방법이 아닌 나 자신 내부에서 문제를 꺼내어 스스로 치유함으로써 내 인생을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이야기라 흐뭇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딸아이와도 서로 하지 않았던 일상의 대화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화려하지 않은 장면과 사계졀의 변화가 천천히 흐르는 전개가 은근히 멋있었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