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번지점프를 하다 영화 포스터
출처 : 구글 검색 위키백과 이미지

  • 제목 : 번지 점프를 하다
  • 장르 : 멜로, 로맨스 / 한국영화
  • 주연 : 이병헌(서인우 역), 이은주(인태희 역), 여현수(임현빈 역), 홍수현(어혜주 역)
  • 감독 : 김대승
  • 개봉일 : 2001. 2. 3.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코리아, 이언픽쳐스

사랑을 표현하는 다양한 시도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진 영화는 남녀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 남녀가 이별하는 감정을 보기 쉽다. 이런 나의 편견을 깨준 영화가 '번지 점프를 하다'였다. 사랑 표현에 서툰 청춘에 대한 섬세한 연출과 그에 맞는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단순한 사랑을 표현한다고 하기엔 너무도 아쉽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시대를 앞서간 또 다른 사랑 표현의 시도는 동성애였다. 그 시기만 해도 동성애라는 단어조차 금기시하던 때였는데 환생과 동성애를 적절히 섞어 표현함으로써 거부감 없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랑에 빠지기 좋은 시절, 청춘

대학 때 내가 짝사랑하던 선배와 첫 만남도 비 오는 날 우산이 없는 나를 그 선배가 씌워주면서였다. 그 짧지만 강력한 경험의 느낌을 아는 나인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인우도 비오는 날 태희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인우의 우산 속으로 태희가 뛰어들어오면서 인우는 자신의 전공수업이 아닌 태희의 미술수업을 청강한다. 태희가 담배 피우는 남자가 멋있다고 하니 못 피던 담배까지 피우며 인우는 노력하여 결국 커플이 되지만, 인우가 군대에 가게 된다. 인우가 입대하는 날 용산에서 만나기로 하는데 하필 태희는 가는 도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조금 늦더라도 기다려 달라고 했었는데 둘은 결국 만나지 못한다.

17년 후, 이상한 끌림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선생님이 된 연우는 다른 사람과 가정을 만들어 평범히 살아가다, 담임을 맡은 반 남자 고등학생에게서 태희를 느끼며 이상한 끌림 받는다. 태희처럼 컵이나 캔 음료수를 들 때 새끼손가락을 펼치고, 태희가 좋아했던 휴대폰 벨소리를 하고 있고, 태희가 인우에게 했던 질문을 하며 태희의 얼굴이 새겨진 라이터를 갖고 있었던 현빈이기에 인우는 현빈이 태희의 환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한편 현빈과 혜주와의 알콩달콩 사귀는 모습을 본 인우는 조금 화가 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인우가 현빈에게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되면서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돌게 되면서 현빈은 인우에게 화를 낸다. 그러나 인우는 왜 나를 알아보지 못하냐면서 눈물을 흘려 현빈은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하게 된다.

다시 만난, 인우와 태희 그리고 현빈

동성애자에다가 담임을 맡은 학생에게 추행했다는 오해를 받고 학교에서 해고를 당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인우는 아내에게서도 버림을 받는다. 현빈도 혜주와의 관계가 좋지 않게 되면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다 학교를 나와버린다. 인우는 갈 데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17년 전 태희와 만나기로 했던 용산역으로 가고, 그곳에서 현빈과 마주치게 된다. 인우의 눈에는 마치 태희가 서 있는 듯한 착각을 하며, 장면 하나에서 인우와, 태희 그리고 현빈이 다시 만나게 된다. 태희 생전에 가고 싶다던 뉴질랜드에 인우와 현빈이 가게 되고, 서로 손을 잡고 번지점프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다시 본 소감

이 영화를 본 지 20년이 지난 지금, 영화를 두 번이나 반복해서 봤다. 이십 대 중반에 받은 감동과 사십 대 중반이 된 지금 느끼는 소감이 다를 것이기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봤다. 여전히 아름다운 배경과 그에 알맞은 배경음악, 배우들의 섬세하고도 완벽한 연기 그리고 시대를 앞서간 소재를 자연스럽게 구성한 감독의 기술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당황스러운 장면에서의 인우 표정, 사랑이 가득한 몸 짓, 좌절과 실망을 담은 발걸음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표정으로 손을 잡고, 함께 동시에 세상을 향해 번지점프를 하는 모습은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지만 눈가에서는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전 인우와 태희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장면이 겹쳐지면서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표현한 장면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시절에 청춘을 겪은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고, 혹시 그 시절에 이루지 못했던 사랑을 추억할 수 있을 영화기에 꼭 보기를 추천한다. 그 시절 누군가와 봤었다면, '번지점프를 하다'를 다시 보라. 당신에게서 멀어졌던 감성이 다시 돌아올 것이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